본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상승장에 안 웃고 하락장에 안 우는 멘탈: 자산 10배 불리는 비결
지난 글 [딱 1억만 모아봐라: 당신의 월급을 절대 우습게 볼 수 없는 수학적 이유]를 통해 우리는 왜 악착같이 초기 자본 1억 원을 모아야 하는지, 그리고 당신의 월급이 복리의 눈덩이를 만드는 데 얼마나 소중한 연료인지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아껴서 모은 소중한 자산, 이제는 제대로 굴려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투자자가 시장의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공들여 모은 눈덩이를 스스로 부숴버리곤 합니다.
주식 시장이 붉게 타오르며 신고가를 갱신하면 환호하고, 파랗게 질리며 폭락하면 공포에 떠는 당신. 하지만 당신이 ‘지금 당장 돈을 빼서 써야 하는 은퇴자’가 아니라면, 이 반응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아니, 수학적으로 정반대여야 합니다.
적립식 매수를 하는 장기 투자자에게 상승장은 ‘비용 증가(악재)’이고, 하락장은 ‘바겐세일(호재)’입니다. 이 명백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당신은 평생 주가 창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감정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오늘은 왜 우리가 폭락장을 반겨야 하는지, 그리고 시장이 결국 어디로 수렴하는지 통계학적 근거인 ‘평균 회귀(Mean Reversion)’를 통해 증명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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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주식을 ‘파는 사람’입니까, ‘사는 사람’입니까?
가장 먼저 정체성부터 확실히 합시다. 당신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주식을 ‘모아가야 하는(Buying)’ 사람입니까, 아니면 지금 ‘팔아서 현금화해야 하는(Selling)’ 사람입니까?
대부분의 직장인은 전자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이 평생 먹어야 할 쌀이나 기름값이 폭등하면 기분이 좋습니까?”
당연히 기분이 나쁠 것입니다. 그런데 왜 매달 사야 하는 ‘S&P 500’의 가격(주가)이 오르면 좋아합니까? 그것은 당신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올랐다는 착시 때문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당신은 아직 팔지 않았으므로 그 수익은 ‘미실현 수익(Cyber Money)’에 불과합니다.
- 상승장(Bull Market): 내가 사야 할 자산의 가격이 비싸짐. 같은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수량이 줄어듦. (매수자에게 악재)
- 하락장(Bear Market): 내가 사야 할 자산의 가격이 싸짐. 같은 월급으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음. (매수자에게 호재)
저는 2021년,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 본격적으로 S&P 500을 모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투자 시작 1년 만에 하락장을 정통으로 맞았습니다. 계좌에는 온통 파란불(손실)이 가득했고, 솔직히 공포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매도를 멈추는 대신, 오히려 “싸게 살 기회”라고 되뇌며 기계적으로 추가 적립 매수를 이어갔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시장이 조금만 반등해도 낮아진 평단가 덕분에 계좌는 금세 빨간불(수익)로 전환되었습니다.
지금은 겨우 투자 5년 차이지만, 저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 장기 투자를 이어간다면, 그간 쌓아 올린 수익(안전마진) 덕분에 중간에 어떤 폭락장이 와도 제 계좌에서 파란불을 볼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저에게 하락장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일 뿐이었습니다.
2. [비교 분석] 상승장만 쫓는 ‘사냥꾼’ vs 시장을 품는 ‘농부’
시장을 대하는 태도에서 개별주 투자자(Active)와 인덱스 투자자(Passive)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갑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요?
| 구분 | 개별주 투자자 (사냥꾼) | 인덱스 투자자 (농부) |
|---|---|---|
| 투자 방식 | 타이밍 매매 (Market Timing):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려고 함. | 타임 인 마켓 (Time in Market):시장에 계속 머무르며 수량을 모음. |
| 상승장 반응 | 환호 & 추격 매수 (FOMO):“더 늦기 전에 사야 해!”라며 꼭지에서 진입. | 덤덤함 & 기계적 매수:“비싸졌네. 수량이 덜 모이겠군.”이라며 원칙 고수. |
| 하락장 반응 | 공포 & 손절매 (Panic Sell):“망했다, 일단 피하자”라며 바닥에서 투매. | 반색 & 적극 매수 (Accumulate):“세일 기간이다!”라며 평단가를 낮춤. |
| 치명적 약점 | 예측이 틀릴 확률:인간은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지속적으로 맞출 수 없음. | 지루함:드라마틱한 단기 수익이 없어 재미가 없음. |
| 최종 결과 | 잦은 매매 수수료와 심리적 오판으로 시장 수익률 하회. | 복리 효과와 배당 재투자로 시장 평균 수익률 달성 (상위 10%). |
개별주 투자자는 날씨(주가)를 맞추려다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리지만, 인덱스 투자자는 비가 오면 땅이 굳어진다는 것을 알고 묵묵히 씨앗을 뿌립니다.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는 것은, 농부가 흉년에 밭을 갈아엎고 도망가는 것과 같습니다.
3. 하락장의 수학: 수량 확보의 마법 (Dollar Cost Averaging)
감정을 배제하고 수학만 봅시다. 월 100만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경우와 폭락했다가 회복하는 경우 중 언제가 더 이득일까요?
| 시나리오 | 1개월 차 주가 | 2개월 차 주가 | 3개월 차 주가 | 최종 보유 수량 | 평가 금액 (주가 100 회복 시) |
|---|---|---|---|---|---|
| A. 계속 상승 | 100원 (1만 주) | 150원 (6,666주) | 200원 (5,000주) | 21,666주 | 216만 원 (손해) |
| B. 폭락 후 회복 | 100원 (1만 주) | 50원 (2만 주) | 100원 (1만 주) | 40,000주 | 400만 원 (이득) |
(※ 이해를 돕기 위한 극단적 예시입니다)
주가가 반토막(50원)이 났을 때 공포에 질려 도망간 사람은 망하지만, 기계적으로 매수한 사람은 같은 돈으로 2배의 수량(2만 주)을 쓸어 담습니다.
결국 주가가 다시 원래 가격(100원)으로만 돌아와도, 수량이 깡패인 B의 자산이 압도적으로 늘어납니다. 이것이 하락장에서 슬퍼할 필요가 없는 수학적 이유입니다. 하락장은 당신의 평단가를 낮추고 수량을 폭발적으로 늘려주는 ‘바겐세일 기간’입니다.
4. 평균 회귀의 법칙 (Regression to the Mean): 시장은 결국 돌아온다
“계속 떨어지면 어떡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통계학의 ‘평균 회귀(Mean Reversion)’ 개념입니다.
세계적인 금융 교육 사이트인 인베스토피아(Investopedia)의 정의에 따르면, 평균 회귀란 자산 가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적인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투기 심리에 의해 위아래로 과도하게 움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기업의 본질 가치(이익 성장선)’로 수렴한다는 법칙입니다.
- 너무 많이 오르면(과열/버블): 반드시 평균 가치로 내려옵니다. (기대 수익률 하락)
- 너무 많이 내리면(침체/공포): 반드시 평균 가치로 올라갑니다. (기대 수익률 상승)
📊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5~20배 사이를 오갔습니다.
- IT 버블 당시: PER 45배 돌파 → 이후 10년간 수익률 정체 (평균으로 회귀)
- 금융 위기 당시: PER 10배 미만 → 이후 10년간 대세 상승장 (평균으로 회귀)
즉, 주가가 폭락하여 평균 아래로 내려갔다는 것은, 앞으로 고무줄처럼 튀어 오를 탄성(기대 수익률)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입니다.
5. 멘탈 무장: 우리는 ‘인출 시점’만 보면 된다
우리가 주식 시장에 들어온 이유는 오늘 내일의 짤짤이 수익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10년, 20년 뒤 은퇴 시점에 ‘가장 큰 자산’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 중간 과정의 폭락: 인출할 돈이 아니므로 내 삶에 아무런 타격이 없습니다. 오히려 싸게 살 기회입니다.
- 중간 과정의 폭등: 기분은 좋지만, 비싸게 사야 하므로 수량 모으기엔 불리합니다.
저는 현재 30대 후반입니다. 정년퇴직하여 노동력을 상실하는 그날까지 추가 적립 매수를 절대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또한, 은퇴 이후 더 이상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시기가 오더라도 제 자산은 계속 시장 안에서 운용될 것입니다.
은퇴 후에는 생활비나 품위 유지비로 필요한 일부만 매도하여 사용하고, 나머지 자산은 사망하는 그 순간까지 계속 투자 상태를 유지할 것입니다. 100세 시대에 은퇴 시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30년 투자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은퇴가 다가올 시기에 안정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변경 전략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6. 결론: 시장을 보는 렌즈를 바꿔라
주가가 떨어질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당신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세 차익 놀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자산가는 하락장에서 ‘수량’에 집중하고, 대중은 하락장에서 ‘평가 손익’에 집중합니다.
- 상승장: “자산 가치가 올랐군. (덤덤)”
- 하락장: “드디어 싸게 살 기회가 왔군. (적극 매수)”
이 두 가지 태도만 장착한다면, 당신은 시장의 등락과 상관없이 언제나 승리하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주가는 결국 기업의 가치로 ‘평균 회귀’합니다. 당신이 할 일은 그 믿음을 가지고 묵묵히 수량을 늘리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