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는 또 뭐야? 연금저축 600 + IRP 300 = 900만 원 공식이 ‘진리’인 이유

본 글은 특정 금융 상품 가입 권유가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앞선 글들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S&P 500 ETF)’, ‘어떤 마음으로(멘탈)’ 투자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퍼즐 조각인 ‘어디에(계좌)*를 명확히 할 차례입니다.

많은 분들이 “연금저축펀드 하나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묻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연금저축만으로는 정부가 주는 세금 혜택을 100% 챙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연금저축과 영혼의 단짝인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수많은 투자자가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이라는 황금 비율을 고수하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 IRP 계좌 개설은 초보자도 10분 만에? 연금저축 계좌 모바일 개설 방법 (스크린샷 가이드)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상품 종류만 ‘연금저축’ 대신 ‘IRP’를 선택하면 개설 과정은 동일합니다.

Pension Savings(연금저축)'라고 적힌 파란색 퍼즐 조각과 'IRP'라고 적힌 주황색 퍼즐 조각이 결합되어 '900(900만 원)'이라는 숫자를 완성하는 모습. 뒤편의 황금색 방패와 우상향하는 화살표, 쌓여있는 동전은 두 계좌의 결합이 자산을 보호하고 증식시키는 최적의 방법임을 시각적으로 상징함

1. IRP(개인형 퇴직연금)가 뭔가요?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는 쉽게 말해 ‘퇴직금을 담아두는 바구니’이자, ‘개인이 추가로 돈을 넣어 운용할 수 있는 연금 계좌’입니다.

연금저축과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구분연금저축펀드IRP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자격누구나 (소득 없어도 가능)소득이 있는 사람 (근로자, 자영업자 등)
세액공제 한도연 600만 원연 900만 원 (연금저축 합산)
투자 가능 상품ETF (주식형 100% 가능)ETF, 예금, 채권 등
위험자산 한도100% (S&P 500 몰빵 가능)70% (30%는 안전자산 필수)
수수료펀드 보수 외 계좌 수수료 없음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발생 (단, 비대면 개설 시 무료인 곳 많음)

※ 상세한 연금 세제 혜택 및 제도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서 교차 검증해 보실 수 있습니다.

핵심 차이 1: 세액공제 한도 (IRP가 더 크다)

연금저축만으로는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IRP를 섞으면 최대 900만 원까지 한도가 늘어납니다. 이 300만 원의 차이가 매년 49.5만 원(16.5% 기준)의 세금 환급액 차이를 만듭니다.

핵심 차이 2: 안전자산 30% 의무 (IRP의 강제성)

연금저축은 S&P 500 ETF를 100% 매수할 수 있지만, IRP는 법적으로 위험자산(주식형 ETF 등)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반드시 안전자산(예금, 채권, TDF 등)으로 채워야 합니다.

2. 왜 ‘연금저축 600 + IRP 300’ 조합을 추천할까?

“그럼 한도가 큰 IRP에 900만 원 다 넣으면 편하잖아요?” 아닙니다. IRP에는 치명적인 단점(안전자산 30% 강제, 계좌 수수료 등)이 있기 때문에, 연금저축을 먼저 채우는 것이 유리합니다.

① IRP의 단점: 안전자산 규제와 수수료

  1. 안전자산 30% 룰: 나는 공격적으로 S&P 500에 100% 투자하고 싶은데, IRP는 강제로 30%를 안전자산에 묶어둬야 합니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싶은 장기 투자자에게는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2. 수수료: 과거에는 IRP 계좌 자체에 대해 연 0.2~0.3% 정도의 운용 관리 수수료를 뗐습니다. (다행히 최근엔 삼성증권, 미래에셋 등 주요 증권사들이 ‘비대면 개설 시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반드시 수수료 무료인지 확인하고 개설하세요.)

② 최적의 조합: 단점은 피하고 혜택만 챙기기

그래서 투자 고수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납입합니다.

  1. 1단계 (연금저축 600만 원): 공격적인 투자(주식형 100%)가 가능하고 입출금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연금저축에 먼저 600만 원을 채웁니다.
  2. 2단계 (IRP 300만 원): 세액공제 한도(900만 원)를 꽉 채우기 위해, 부족한 300만 원만 IRP에 넣습니다.

이렇게 하면 S&P 500 ETF 투자 비중을 최대로 높이면서(전체 자산의 약 90% 수준), 세액공제 혜택도 끝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매년 초가 되면 연금저축 한도부터 우선적으로 채우고, 연말 정산을 앞둔 시점에 남은 한도만큼 IRP에 추가 납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IRP 계좌는 오직 ‘세액공제 한도 채우기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운용 효율 면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3. IRP의 ‘안전자산 30%’, 어디에 투자할까?

“IRP 30% 안전자산에는 예금만 넣어야 하나요? 너무 아까운데…” 아닙니다. 여기서도 틈새 전략이 있습니다. IRP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주식 투자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들이 있습니다.

  1. TDF (Target Date Fund) 적격 상품: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채권 비중을 조절해 주는 TDF 중 일부는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아 30% 한도 내에서 매수 가능합니다.
  2. 채권 혼합형 ETF: ‘국채 + 미국 주식’이 섞인 ETF 중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상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예: KODEX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 TIGER 미국테크TOP10채권혼합 등)

이런 상품들을 활용하면 IRP의 안전자산 30% 룰을 지키면서도,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습니다. 그냥 현금으로 놀리거나 예금에만 넣어두기 아쉽다면 이 방법들을 활용해 보세요.

저의 경우, 나머지 30% 안전자산을 해외 주식 비중이 높은 TDF 상품으로 매수하여 운용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S&P 500 못지않게 준수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성향에 따라 예금 상품으로 안전하게 운용하셔도 좋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이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4. 결론: 세금 혜택은 ‘제2의 수익률’이다

투자의 대가들은 “절세도 수익률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연 13.2%~16.5%의 확정 수익(세액공제)을 걷어차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1. 연금저축펀드 개설: S&P 500 ETF를 자유롭게 매수 (연 600만 원까지 우선 납입)
  2. IRP 개설: 남은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기 위해 보조 계좌로 활용 (연 300만 원 추가 납입)
  3. 운용: 전체 자산의 최대한 많은 비중을 S&P 500에 노출하고, IRP의 30% 안전자산은 채권혼합형 등으로 방어하며 수익률 제고

단,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만약 본인의 결정세액이 낮아 IRP에 300만 원을 추가로 넣어도 돌려받을 세금이 없거나 아주 적다면? 굳이 제약이 많은 IRP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연금저축 납입 한도(연 1,800만 원) 내에서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연금저축은 IRP와 달리 ‘안전자산 30% 룰’이 없어 자산의 100%를 S&P 500에 투자할 수 있고, 중도 인출 등 자금 활용 면에서도 더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즉, ‘세액공제 혜택을 다 챙길 수 있는 사람’에게만 ‘600 + 300’ 공식이 진리이며, 그렇지 않다면 연금저축 올인이 정답입니다.

이 3단계 세팅만 끝나면, 여러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모든 투자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 줄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3년마다 돌아오는 ISA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로 넘기면 세액공제 한도가 또 늘어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비밀을 공개합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