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체 S&P500이 뭔데? (주린이 필독) 5년 전 개별주식 실패 후 ‘이것’만 모으는 이유

지난 글 초보자도 10분 만에? 연금저축 계좌 모바일 개설 방법 (스크린샷 가이드)을 통해 우리는 드디어 ‘빈 통장'(연금저축 계좌)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빈 통장’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바로 S&P 500 입니다.

오늘은 “대체 S&P 500이 뭐길래?”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고, 5년 전 쓰디쓴 실패를 겪은 제가 왜 이 것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S&P500 = 미국 우량주 500개 ‘묶음’ (가장 쉬운 개념)

S&P500 지수의 장기 성장과 미국 우량주 500개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심볼 이미지

S&P 500은 ‘지수(Index)’입니다. 우리가 매수할 주식(ETF) 그 자체가 아니라, 시장의 ‘성적표’나 ‘기준점’을 의미합니다.

  • S&P: ‘Standard & Poor’s’라는 신용 평가사가 만듭니다.
  • 500: 미국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우량 기업을 의미합니다. (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즉, S&P 500은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시가총액이 큰) 500개 기업의 주식을 한 번에 사서 묶어놓은 ‘주식 선물 세트’입니다.

쉽게 말해 ‘S&P 500’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500개 기업의 주식을 한 번에, 조금씩, 전부 다 사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황당한 일입니다. 주식 거래 경험이 있던 제가, 5년간 상당한 수업료를 내고 나서야 비로소 S&P 500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S&P 500이 ‘좋다’ 혹은 ‘나쁘다’를 떠나서, 이것의 개념 자체를, 정확히는 그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주식 거래 경험이 있거나 주식 거래 중인 직장 동료나 지인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S&P 500이 뭐야?” 하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주식 거래의 전부는 바로 ‘개별주’였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왜 ‘개별 주식’이 아니고 ‘S&P500’이었나요?

이것이 제 투자 인생을 바꾼 핵심입니다. 제가 개별 주식이 아닌 S&P 500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1. 나는 ‘무엇을 살지’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개별 주식 투자는 ‘어떤 기업이 미래에 1등이 될까?, 어떤 기업이 성장세를 유지하여 투자자들에게 그 이익이 가게 되는 것일까?’를 맞혀야 하는 게임입니다. S&P 500은 ‘자동으로 미국 기업 1~500등 기업들만’ 담아줍니다.

  • 자동 리밸런싱: S&P 500 지수는 알아서 잘하는 기업(예: 애플, 엔비디아)의 비중은 높이고, 상대적으로 못하는 기업의 비중은 낮춥니다.(못한다 해도 미국 상위 500위 이내 기업입니다. 이미 어마어마한 대기업이죠.)
  • 자동 퇴출/편입: 한때 잘 나갔으나 시가총액이 밀려난 기업은 자동으로 퇴출되고, 새로 떠오르는 기업(예: 테슬라, 브로드컴 등)이 자동으로 편입되면서 순위와 비율, 담은 기업들을 기계적으로 조정해줍니다.

저는 그저 S&P 500을 매수했을 뿐인데, 지수(Index)가 알아서 제 포트폴리오를 ‘미국 1~500등 기업’으로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저는 기업 분석 대신 제 본업(직장)과 일상에 집중하면 됩니다.

2. 전문가 90%가 S&P500을 이기지 못합니다 (객관적 사실)

워런 버핏의 내기로도 유명한 사실입니다. 지난 20년간, 수수료를 받는 똑똑한 ‘전문 펀드 매니저’들의 90% 이상이 S&P 500 지수의 단순 수익률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진심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당연한 겁니다. 말 그대로 S&P 500은 미국, 즉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 1위부터 500위까지 알아서 계속 기계적으로 투자를 해주고 그것이 곧 ‘시장 평균 수익률’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날고 기는 전문가가 기업 분석을 하고 밤새 트레이딩하며 투자 수익 내기에 몰두하더라도, S&P 500의 수익률을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는 ‘뇌피셜’이 아닌 수많은 월스트리트의 투자 현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입니다.

설령 시장을 이긴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 쥐어지는 영광이 아닙니다. 단지 초과 수익을 냈다면 그것은 ‘운’의 영역이며, 계속해서 시장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최고의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긴다면, 그에게 지불해야 할 운용 보수와 수수료도 엄청날 것입니다.

3. 완벽한 ‘위험 분산’ (리스크 관리)

제가 산 A라는 개별 주식이 상장 폐지되면 제 자산은 0원이 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빼더라도, 제가 매수한 개별주는 기업 상황에 따라 수많은 변동성에 노출되게 됩니다. 변동폭이 워낙 심해서 장기간 투자를 하거나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S&P 500은 500개 기업에 제 돈을 쪼개서 투자합니다.

500개 기업 중 1~2개가 망하더라도(그럴 일은 거의 없지만), 나머지 498개 기업이 성장하기 때문에 제 자산은 우상향합니다. 이것이 ‘리스크 관리’입니다. 그리고 1~2개가 망하더라도 500위 밖에 있던 기업이 다시 그 빈자리를 메워주면서 500개 기업의 순위가 리밸런싱되기 때문에, ‘상장 폐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나 개별주(개별 기업)의 변동폭을 감당해낼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S&P500이 망하면요?” (가장 흔한 질문)

“미국이 망할 수도 있지 않나요?” “S&P 500이 -50%씩 폭락할 수도 있잖아요?”(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사태, 2022년 금리 인상기에 겪었습니다.)

객관적 사실: S&P 500이 0원이 된다는 것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500개 기업이 모두 망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전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그런 날이 온다면, 우리가 가진 ‘원화’나 ‘금’ 역시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저의 대답]: 저는 S&P 500에 투자함으로써 미국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것에 베팅한 것입니다.

저는 5년 전 S&P 500 투자를 시작하면서 2022년의 큰 하락장(미국 금리 인상기)을 실제로 경험했습니다. (2020년 3월의 코로나 폭락은 겪을 당시엔 S&P 500을 모르고 개별주에 투자하던 시절이었으며, 2022년의 하락도 그에 못지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상위 500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들이 이런 사태에 두 손 놓고 가만히 주저앉을까?” 하는 막연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럴싸한 생각으로 기다렸습니다. 폭락했을 때 할인가로 계속 매수를 한 건 덤이고요.

멘탈이 아무렇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게 견디니 자산은 다시 회복했습니다. 개별주였다면 꿈도 못 꿨을 것입니다. “애플이나 엔비디아였으면?” 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상위 500개 기업에 계속해서 분산 투자를 했기 때문에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에 금이 가지 않았던 것이죠.

S&P500 (SPY) 장기 우상향 차트 (1993년 ~ 현재)

위 차트는 S&P 500 지수를 1:1로 추종하는 가장 대표적인 ETF인 SPY (SPDR S&P 500 ETF Trust)의 ‘월봉’ 기준 장기 차트입니다.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기간을 설정하여, 지난 수십 년간 시장이 하락과 회복을 반복하며 어떻게 장기적으로 우상향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차트 출처: TradingView)

결론: 그래서 S&P500을 사야 하나요?

저는 ‘개별 주식’으로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수업료’를 내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S&P 500을 선택한 이유는 ‘이것이 최고의 수익률을 보장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자동 리밸런싱)’, ‘개별 기업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위험 분산)’, ‘시장의 평균만큼(전문가 90%를 이기며)’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가장 합리적인 믿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 예고: 대체 ETF가 뭔데? S&P 500을 사는 방법

S&P 500이 무엇인지, 왜 선택했는지 알았습니다.

이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S&P 500을 어떻게 사는데요?” 한국 시장에는 S&P 500을 추종하는 수많은 ETF 상품(KODEX, TIGER, ACE, KBSTAR…)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상품들이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제가 이 중에서 어떤 ETF를 선택하여 5년간 모으고 있는지 그 기준을 자세히 비교,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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