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3년 만기 활용법: 연금저축으로 300만원 추가 공제받기

본 글은 특정 금융 상품 가입 권유가 아니며,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난 IRP는 또 뭐야? 연금저축 600 + IRP 300 = 900만 원 공식이 ‘진리’인 이유 글을 통해 우리는 연금저축펀드(600만 원)IRP(300만 원)를 합쳐 연간 90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챙기는 ‘필승 세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만약 투자할 돈이 더 있다면 어떡할까요? 연금저축계좌의 연간 납입 한도는 1,800만 원입니다. 하지만 세액공제 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을 굳이 연금 계좌에 묶어두는 것이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입니다. 소위 ‘만능 통장’이라 부르며 국내 주식 단타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저는 이 계좌를 철저히 ‘연금저축으로 자금을 넘겨주기 위한 대기실’로만 활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ISA의 기본 개념과 혜택, 그리고 제가 실천하고 있는 ‘ISA 만기 자금 연금 전환 전략’을 공개합니다.

나의 ISA 활용 사이클(연금저축 부스터)' 다이어그램. 1단계: 연금저축과 IRP에 연 900만 원 우선 납입하여 S&P 500 매수. 2단계: 여유 자금을 ISA에 납입해 3년간 S&P 500 적립식 운용(비과세+분리과세). 3단계: 만기 된 ISA 자금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체하여 추가 세액공제(이체액의 10%, 최대 300만 원) 혜택 받기. 이후 다시 반복하는 자산 증식의 선순환 구조를 도식화함.

1. ISA가 도대체 뭔가요? (기본 스펙 정리)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 ETF, 주식 등 다양한 상품을 담아 운용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손익통산)해 세제 혜택을 주는 계좌입니다.

(주의) 은행 가지 마세요! 반드시 ‘중개형 ISA’여야 합니다. 보통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 3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하려는 ‘ETF 직접 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증권사에서 ‘중개형 ISA’를 개설해야 합니다. 은행에서 만드는 신탁형은 ETF 매매가 안 되거나 수수료가 비쌉니다.

※ 계좌 개설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전에 다뤘던 연금저축 계좌 모바일 개설 방법과 과정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계좌 종류 선택 단계에서만 ‘연금저축’ 대신 ‘중개형’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① 가입 자격 및 한도

  • 자격: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 (소득 없어도 가능)
  • 납입 한도: 연 2,000만 원 (5년 최대 1억 원)
  • 의무 가입 기간: 3년 (3년이 지나면 언제든 해지 가능)

(중요) 돈이 없어도 일단 계좌부터 ‘터놔야’ 하는 이유 연간 납입 한도(2,000만 원)는 입금하지 않아도 다음 해로 이월되어 누적됩니다. 당장 투자할 돈이 한 푼도 없더라도 일단 계좌를 개설해 두세요. 올해 만들어두고 입금을 안 해도, 내년이 되면 납입 한도가 4,000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나중에 목돈이 생겼을 때 한도에 막히지 않고 입금하려면, 미리 계좌를 터서 ‘한도 그릇’을 키워두는 것이 무조건 유리합니다.

② 놀라운 세제 혜택 (일반형 vs 서민형)

ISA에서 발생한 수익(매매차익+배당금)은 일정 금액까지 세금이 0원(비과세)입니다. 한도를 초과한 수익도 9.9%로 분리과세되어, 일반 계좌(15.4%)보다 훨씬 유리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습니다.

구분일반형서민형 (소득 요건 충족 시)
소득 요건제한 없음근로소득 5,000만 원 이하(또는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
비과세 한도200만 원400만 원
초과 수익 과세9.9% 분리과세9.9% 분리과세

(참고: 농어민형도 서민형과 혜택이 동일합니다. 가입 시 홈택스에서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아 증권사에 제출하면 서민형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여기서 ‘분리과세’가 얼마나 ‘깡패’ 같은 혜택인지 아셔야 합니다. 일반 계좌에서 투자를 잘해서 큰 수익(이자/배당 연 2,000만 원 초과)이 나면, 그 소득이 내 월급과 합쳐져 최고 49.5%의 세금 폭탄(금융소득종합과세)을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좌는 수익이 1억이 나든 10억이 나든, 지방세 포함 딱 9.9%만 떼고 상황을 종료시킵니다. 즉, 돈을 많이 벌수록 세금 혜택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구조입니다.

※ 이러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숨겨진 사기급 기능: ‘손익통산’ (손실은 세금에서 빼준다) 일반 계좌는 돈을 잃은 종목은 무시하고, 돈을 번 종목에 대해서만 칼같이 세금을 떼갑니다. 하지만 ISA는 계좌 내 모든 상품의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통산) 계산합니다.

  • 예: A종목(+200만 원) + B종목(-200만 원) = 수익 0원
  • 일반 계좌: 200만 원 수익에 대해 세금 30.8만 원 부과 (손실은 인정 안 함)
  • ISA 계좌: 순수익 0원이므로 세금 0원

투자하다 보면 손실 보는 종목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ISA는 이 손실만큼 세금을 깎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2. 나의 ISA 활용법: ‘연금저축으로 가는 징검다리’

물론, ISA 그 자체로도 매우 훌륭한 계좌임은 틀림없습니다. 비과세 한도(200~400만 원)가 있고, 한도를 넘겨도 9.9% 저율 분리과세 혜택이 있으니, 15.4% 세금을 떼가는 일반 계좌보다 훨씬 투자하기 좋은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ISA는 그저 ‘연금 계좌에 돈을 더 넣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가장 강력한 과세이연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이기 때문입니다. ISA는 연금저축의 한도에 막혀 당장 못 들어가는 돈을 잠시 보관하며 불리는 용도, 딱 거기까지만 활용합니다.

① 개별 주식?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이 계좌에서도 저는 오직 ‘환노출 S&P 500 ETF’ 같은 인덱스 펀드만 매수합니다.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제 투자 철학(시장 전체 매수)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개별 주식의 변동성은 장기적인 자산 증식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② 핵심 전략: ‘3년 만기 후 연금저축 전환’ (세액공제 보너스)

저는 3년마다 돌아오는 ‘세액공제 보너스 스테이지’로 활용합니다.

  1. 납입: 연금저축/IRP 한도(연 900만 원)를 다 채우고 남는 여유 자금을 ISA에 넣고 굴립니다.
  2. 운용: S&P 500 ETF를 적립식으로 매수합니다.
  3. 전환: 의무 기간인 3년이 지나면 계좌를 해지(만기)하고, 그 자금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체합니다.

왜 이렇게 할까요? ISA 만기 자금을 연금 계좌로 이체하면, 이체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추가로 세액공제 해주기 때문입니다.

  • 기본 세액공제: 900만 원
  • 전환 추가 공제: 300만 원 (3,000만 원 이체 시)
  • = 총 1,200만 원 세액공제 가능!

저 역시 최근 3년 만기를 채운 ISA 계좌를 연금저축으로 이전했습니다. 절차는 간단했습니다. 계좌 내 모든 ETF를 매도하여 현금화한 뒤 해지 신청을 하니, 비과세 한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에 대해 9.9% 세금을 떼고(분리과세) 남은 금액이 입금되었습니다. 이 돈을 정해진 기간(60일) 내에 연금 계좌로 이체가 가능했는데, 저는 그냥 60일 기다릴 것도 없이 입금된 당일 바로 이체시킨 뒤 ETF를 매수해버렸습니다.

특히 연금저축으로 이전한 그 해에는, 기존 세액공제 한도(900만 원)에 더해 300만 원(이체액의 10%)까지 추가로 세액공제 혜택을 덤으로 받았습니다. 저는 결정세액이 꽤 높은 편이라, 연말정산 때 돌아온 이 환급액이 아주 쏠쏠한 추가 수익이었습니다. 평소 돈을 더 넣고 싶어 안달이었던 연금 계좌에 목돈을 추가로 불입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ISA는 참 좋은 계좌였습니다.

연금저축은 한 번 들어가면 55세까지 묶이는 돈이지만, 그만큼 혜택이 강력합니다. 저는 이 좋은 연금 계좌에 돈을 더 넣고 싶어 안달인 사람입니다. ISA는 그 한도를 합법적으로 늘려주는 최고의 도구일 뿐입니다.

3. 결론: 부자들의 계좌 사이클

저의 자산 운용 사이클은 단순합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금을 가장 유리한 계좌로 순차적으로 흘려보냅니다.

  1. 1순위: 연금저축 + IRP에 900만 원 우선 채우기 (S&P 500 매수)
  2. 2순위: 여유 자금은 ISA에 납입 (역시 S&P 500 매수)
  3. 3순위: ISA 3년 만기 시, 자금을 연금저축으로 이체하여 추가 세액공제 획득 및 연금 자산 증식
  4. 반복: 다시 ISA를 신규 개설하여 3년 카운트다운 시작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비과세와 세액공제 혜택이 눈덩이(Snowball)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복잡한 주식 매매는 필요 없습니다. ‘좋은 계좌’를 만들고, ‘좋은 지수’를 담아,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세요. 그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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